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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미라

CT 스캔으로 본 미라의 장기: 고대인의 건강상태는?

1. “죽은 후에도 여전히 살아 있는 데이터” – CT로 드러난 미라의 내부 모습

[키워드: CT 스캔, 비파괴 해부, 디지털 고고학]
인류는 고대의 신비를 설명하기 위해 오랫동안 미라를  귀중한 문화재를 훼손하는 부작용을 견뎌야 했다. 하지만 21세기에는 스캐너라는 획기적인 기술로 미라 내부를 손상 없이 정밀하게 관찰할 수 있게 됐다. 이 기술은 수백 장의 단층 영상을 촬영해 3차원으로 재구성해 심장 폐간 등 주요 장기의 상태는 물론 피부 근육 뼈까지 분석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 기술이 단순히 "보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CT 데이터는 3D 모형화, 가상해부 시뮬레이션, 디지털 아카이브 등에도 활용돼 인류 역사 정보를 디지털로 복원하고 미래 세대를 위해 폐기하는 토대가 된다.
이렇게 분석된 미라는 단순한 시체가 아니라 생활, 문화, 생리 등 고대 정보를 축적한 데이터베이스로 탈바꿈한다. 예를 들어,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보존된 고대 이집트인의 미라를 컴퓨터 단층 촬영한 결과 태아기에 발생한 성장 지연, 결핵의 흔적, 뇌부종이 밝혀졌다. 그것은 단지 "아이의 미라"가 아니라, 의료에 접근하기 어려운 고대 사회의 장례 관행과 소아 건강의 현실을 통합한 고고학적 증거이다. CT는 죽은 사람을 관찰하는 기술이 아니라 고대인의 삶을 해석하는 학문적 언어이다.

 

 

2. 심장은 왜 사라졌을까? – 장기 적출술과 상징물
[키워드: 장기, 심장 제거, 영혼과 장례 철학]
고대 이집트 미라의 창조는 정밀한 의식과 의학이 결합한 수공예 기법이었다. 그들은 사후에 살아있는 몸을 유지하기 위해 장기를 제거하고 건조하게 하고 보존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쳤다. 그러나 CT 분석 결과 대부분의 미라에는 심장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반복적으로 밝혀졌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심장을 영혼(Ka), 영혼(Ba), 의식(Akh)의 중심으로 여겼고, 사후에 심장이 균형을 잡기 전에 심판한다는 신화까지 있었다. 그런데도, 심장을 제거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일부 학자들에게는 장례 기술의 오류나 부패를 막기 위한 치료법이다. 그러나 보다 설득력 있는 해석은 의례적 상징성의 강화다.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분석한 일부 미라에서는 실제 심장 대신 안에 삽입된 수지나 석영으로 만든 심장 모형이 발견됐다. 이는 영혼의 심장 개념이 육체적 심장과 구별되는 상징으로 인식되었음을 의미한다. 또한, 간, 폐, 위, 장은 각각의 기관이 신과 연관되어 내세의 수호자로 사용되었던 카노푸스 단지에 따로 보관되었습니다. 이러한 복잡한 장례 철학을 구체적으로 시각화하고 복원함으로써, 단층 촬영은 고대 이집트의 정신세계와 의식의 기술적 진화를 보여주는 강력한 도구가 된다.


3. 장기 질환 – 고대인의 폐와 간에서 드러나는 생명의 징후
[키워드: 폐 손상, 간 질환, 생활환경]
노인들의 건강 상태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장기는 폐와 간이다. 컴퓨터 단층 촬영기는 이러한 장기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변화까지도 포착할 수 있어 고대인의 삶과 환경을 추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집트 귀족 미라에서 관찰된 암갈색 침전물과 폐 조직의 섬유화는 실내 연기의 장시간 흡입의 결과로 해석되었다. 그것은 당시에 요리나 난방에 사용되었던 땔감 연기에 대한 지속적인 노출을 의미한다. 또 다른 예로 기관지 폐색증과 기관지염의 징후가 발견됐는데 이는 만성 호흡기 감염 사례로 해석된다.
간도 흥미롭다. 파라오 미라들에서 지방간과 섬유조직의 변화가 자주 관찰되었는데, 이는 단백질이 풍부한 식단과 알코올 섭취의 가능성을 시사한다. EC의 데이터는 그들 중 일부가 간경변의 초기 단계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 조직의 퇴화를 보여준다는 것을 암시한다. 이 분석은 병리학적 진단일 뿐만 아니라 그들이 먹은 음식과 그들이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한 정보도 제공한다. 특히 간과 폐는 생존과 직결된 장기이자 환경에 가장 민감한 유기체라는 점에서 고대 사회의 공중보건과 식습관을 해석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4. 통증 이력 – CT 촬영으로 드러난 사망 원인과 말기의 고통
[키워드: 종양, 감염, 신장결석, 병리학적 사망]
많은 고대 미라에서 발견된 사인의 단서는 단순한 관찰로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나 CT 촬영을 통해 뼈조직의 미세한 구조에서 장기의 병리적 변화를 정확히 감지할 수 있어 질병과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말기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전의 테베 미라는 뼈를 압박하는 골반에 위치한 종양의 더 큰 흔적을 보여주었고, 이는 암이 말기까지 진행되었음을 시사한다. 이 분석 결과 고대인들도 현대인의 병이 아닌 암을 앓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일부 미라에서는 CT 촬영을 통해 신장결석이 방치된 흔적이 발견됐으며 수막염과 이에 따른 감염 징후도 확인됐다. 이 경우 환자는 죽기 전에 심한 통증, 발열, 패혈증을 앓았을 가능성이 높다. 일부 젊은 미라들은 선천적 결함이나 비타민 결핍의 징후를 보여 조기 사망의 원인을 규명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CT 촬영은 우리에게 이렇게 단순한 병의 유무만 아니라 죽음에 이르는 시간과 고통의 질적 흐름을 추론하게 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과거 인간의 고통을 단순히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고 공감하는 새로운 고고학적 접근을 하고 있다.


5. 디지털 미라 시대 – 인간 해부의 미래와 윤리적 변화
[키워드: 디지털 복원, 가상현실, 인류학적 성찰]
CT 스캐너의 데이터는 이제 디지털 현실을 넘어 확장되고 있다. 스위스 일본 독일 등에서는 미라의 신체 복원을 위해 3D프린팅을 사용하고 있으며, VR 해부 체험도 전시돼 있다. 연구자들은 이 과정에서 실제 미라를 건드리지 않고 수십 번 해부를 반복할 수 있어 어린 학생들과 일반인들이 가상 환경에서 인류학적 체험을 할 수 있다. 이는 교육적 가치뿐만 아니라 문화유산의 보존과 윤리적 해부학의 전환점을 의미한다.
결국 고대의 장기를 해부함으로써 우리는 그들을 단지 연구의 대상이 아니라 하나의 삶을 살아온 존재로 만나게 된다. CT는 단순히 기관의 모양을 검사하는 기술이 아니다. 삶의 흔적, 고통의 기억, 생존을 위한 투쟁 등이 모두 읽힌다. 그것은 또한 현대 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 자신에 대한 성찰도 담고 있다. 과거를 해부함으로써 우리는 미래를 더 인간적이고 상세하게 볼 수 있다. 미라의 장기를 살펴보는 것은 결국 인간 존재의 본질을 다루는 철학적 작업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