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보다 정확한 미라가 전하는 실생활 증거
고요한 생활 연대기 - 미라에 담긴 ‘일상’이라는 고대의 기록우리가 미라를 생각할 때 떠올리는 것은 대개 황금 관 속에 잠든 파라오, 사막의 모래바람 속 고대 신전, 그리고 종종 상상되는 ‘저주’ 같은 이야기일 것이다. 그러나 미라는 단순한 죽은 몸이 아니다. 그것은 삶의 물리적 복사본이며, 그 안에 담긴 조직, 옷, 부장품은 말 그대로 고대인의 '일상생활 데이터베이스'라 할 수 있다. 최근 고해상도 CT 스캔과 질량 분석 기술을 이용한 연구들은, 미라가 그 시대 사람들의 식습관, 노동 형태, 계절 변화, 지역 간 문화 교류까지 폭넓은 정보를 내포하고 있음을 밝혀냈다.예를 들어, 이집트 테베 근처에서 발견된 중류층 여성의 미라에서는 위 속에 반쯤 소화된 곡물과 대추야자, 그리고 무화과 씨앗이 남아 있었다..